작업에 있어서 나의 관심은 줄곧 '폭력'이라는 키워드에 맞춰져 있다. 이전에는 소재로 졸업앨범의 사진이나 풍경을 선택 하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나는 이야기를 가득 담아내는 것을 좋아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이 다시 생각났다. 원래 내 장래 희망은 만화가, 애니메이션 감독이었다.(그리고 나는 매우 덕후 기질이 농후한 아이였다.) 특성화고 입시 실패 이후 미술 학원에서 체험 삼아 유화를 그려보았다가 재미를 느껴서 순수 미술로 돌리게 되었고, 그대로 대학원까지 나오게 된 것이 다. 작업은 계속 하긴 했는데 무언가 빠진 느낌을 항상 받았고 그 빠진 것을 채워넣고 싶었다. 하지만 이래도 될까 하는 마음도 함께 들었고 그러한 내적 갈등은 2014-2015년도의 작업 양상을 보면 잘 보인다. 심지어 2015년에는 돈 버는 일에 치여 작업을 많이 하지 못 했었다. 2015년이 끝나갈 때 쯤 그냥 나는 하고싶은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관이 좀 바뀌었다고 표현 하면 너무 거창하고...어쨌든 생각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이전부터 중세시대 유럽에서의 종교화나 절에 가면 볼 수 있는 불화에서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식이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 했었다. 마치 만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업할 때 종교화를 염두에 둘 때가 많다. 여튼 이러이 러해서 요즘은 더욱 즐겁게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글을 쓴건 이윤성이 내 작업 과정을 보고 종교화같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 다. 다른 사람이 알아봐주니까 재미있어서 불라불라 이렇게 두서없는 글로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