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때부터 나와 함께 했던 이불이 있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는 그 이불을 덮지는 못 했지만 항상 내 옆에 두고는 했다. 이불이 다 찢어지고 솜이 보였지만 버리고 싶지 않았고, 항상 안고 잤었다. 그 이불에서 나는 냄새가 좋았다. 실제로 그 이불에서 특별한 냄새가 난 것은 아니지만 냄새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마치 사람인 것 같았다.

고등학생 때 학교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이불이 없었다. 엄마가 버렸다고 했다. 절망적이었다. 그 이불은 내가 편하게 잘 수 있게 해주는 요정과 같은 것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