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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업은 살아오면서 겪었거나 목격한 여러 가지 폭력에 대한 기억을 토대로 한다. 특히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어린 시절 집단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다. 이 기억들은 나의 내면에 퇴적되어 나의 정체성이 되었다. 그래서 잘 보이지 않는 폭력과 부조리함에 대해서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작업 속의 세계를 구성할 때에는 이전에 경험한 것과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가 가능한 것의 혼합이 이루어진다. 우리는 동그라미를 상상할 수 있으며 이것은 물리세계에서 존재가 가능하다. 그러나 네모난 동그라미는 상상할 수 없으므로 존재가 불가능하다. 나는 시각적 상상이 가능한, 그러니까 존재하거나(또는 했거나) 존재 가능한 것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든다.

 

모든 종류의 기억은 퇴적물이 된다. 이 퇴적물 위로 존재하는 형상과 존재 가능한 형상이 구조물을 이룬다. 이러한 세계의 특징은 사건이 시간 순서대로 나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퇴적물은 물리적 세계에서의 퇴적물과는 의미가 다르다. 물리 세계의 퇴적물은 시간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인 구조를 지니고 있으나, 두뇌 속에서 형성된 퇴적물은 오직 한 겹으로 마음의 표면을 감싼 것이다. 무언가를 기억해낼 때에 그 기억이 형성된 시점을 함께 생각하는 것은 그저 일종의 꼬리표로서 뿐인 것이다. 내면에 저장된 각각의 기억은 선행되고 후행 되는 식의 시간이라는 개념은 없으며, 모든 사건이 언제나 동시에 일어난다. 내가 구현한 화면은 그 세계를 보여주는 창으로 기능한다.

 

 

 

나의 회화는 드로잉의 집합체이며, 드로잉은 소서사의 집적이다. 나는 중요치 않게 여겨지는 이야기들에 귀 기울인다. 작은 이야기를 중요한 이야기로 만들어가며 잊혀진 누군가의 삶을 기록한다. 이 기록물은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우의적 작업으로 완성된다. 나의 집단 따돌림 경험에 대한 작업인 ‘졸업앨범 시리즈’는 실제 졸업사진을 이용한 작업이며 다큐멘터리처럼 보인다. 최근의 작업들은 매우 단순화 된 인물과 상징을 이용하여 말하고자 하는 바를 우의적으로 보여 준다.

 

나의 궁극적인 조형적 목표는 뿌리가 없는 그림이다. 나는 나의 드로잉과 회화가 새롭기를 바란다. 나는 뿌리 없이 부유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