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노경화가 꿈의 세계를 박살 냈다
  • DATE
    2018
  • Material
    digital drawing
  • SIZE=height×width ( cm )
    21*29.7

노경화_Gyunghwa Roh_노경화가 꿈의 세계를 박살냈다.jpg

 

 

 

 꿈을 엄청 꾸고 있다. 오늘은 현실 세계로 돌아오기가 너무 힘들었다. 계속 꿈을 꿨다. 오늘 내가 간 꿈의 세계는 수세미를 타면 날아다닐 수 있는 곳이었다. 수세미를 타면 어느 순간 날아오르는데 문제는 이 수세미에 발을 고정시킬 수 있는 장치가 없어서 발가락으로 그것을 꽉 쥐어야한다는 점이다. 그러다가 수세미 하나를 놓치고 말았다. 내 몸무게를 수세미 하나로는 버틸 수가 없어서 착륙을 했다. 지하 도시였다. 지하 도시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 중에 낯이 익는 여자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동창이다.) 그 사람은 작은 로켓 모형을 관리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 모형에는 핵 탄두가 실려있다고 했다. 이렇게 작은 모형에 핵 탄두가? 게다가 이 탁 트인 곳에 위험한 물건을 둔다고? 라고 생각하며 코웃음 쳤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나는 모형을 만졌다. 그러자 로켓 모형 안으로 핵 탄두가 굴러 들어갔다. 그러더니 경보음이 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혼비백산 했고 나는 수세미를 타고 열심히 날아올랐다. 안간힘을 써서 한반도와 일본 열도가 보일 정도로 날아올랐는데 그 순간 바다에서 검은 구멍이 열리더니 엄청나게 커다란 로켓이 굉음을 내며 튀어나왔다. 로켓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는 몰라도 갑자기 젤리처럼 180도로 접히더니 그대로 땅에 쳐박혔다. 그리고 우리는 다 죽었다.

 하얀 화면이 지나간 후 우리는 다시 살아났다. 다시 지하도시로 가봤더니 로켓을 관리하던 사람이 한 번 죽고 말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목숨이 하나 줄었다고 했다. 죄책감이 들었지만 내가 그 짓을 했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나는 또 수세미를 타고 날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