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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화 개인전 <생략되는 것으로부터>

2018.6.20-2018.7.22

갤러리 밈(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178-2) 3층 1전시실

관람시간 10:30-18:00

 

 

 나의 관심 키워드는 ‘폭력’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 ‘여성’에 대한 폭력에 관심이 있다.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나는 많은 것들을 겪었고, 우리가 지워지는 모습을 목격해야만 했다. 우리는 계속 잊혀진다. 또는 잊혀지는 중이다. 잊혀진다는 것은 여러 의미에서 족쇄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략된 우리의 삶을 수집하고 보여주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이 일련의 작업들은 나에 대한 것이며 우리에 대한 것이다. 우리의 삶은 생략됨과 동시에 전설과 같은 것이 된다. 순종과 희생은 미덕이 되고, 그것은 곧 전설이 된다. 전설적 이야기에 갇힌 삶은 기괴한 방향으로 재구성된다. 나는 이 비정상적인 상황을 수집하고 화면에 배치한다. 

 각각의 이미지들은 중첩되거나, 의미를 갖지 않는 여타의 조형 요소와 배치된다. 이 퇴적된 이미지들은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것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모든 사건은 반복적이며 동시에 일어난다. 물리 세계에서는 시간이 흐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지 않는 이 작업들은 반복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사건이 일어난다.

 작업 속의 이미지들은 우의적이기 때문에 폭력을 다뤘다는 것을 바로 알아채기 어렵다. 현실도 이와 같다. 오랜 시간 지속되어 온 폭력은 너무나도 은밀하게 우리의 주위에 잠복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폭력을 느끼지 못 한다. 그것이 피해자이건 가해자이건 간에 말이다.

 우리는 생략된다. 폭력 또한 없는 듯 생략된다. 이 전시는 잊혀지고 생략된 것들에 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