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이 나오지 않는 사람과 풍경들.jpg

 

 

 

 

 

네오룩으로 가기

 

 

 

입김이 나오지 않는 사람과 풍경들

 

 

노경화展 / ROHGYUNGHWA / 盧敬和 / painting

 

2016.10.24 - 2016.11.19

 

 

후원 / (사)서울영상위원회_서울시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갤러리 미술동네

OHZEMIDONG GALLERY

서울 중구 퇴계로 지하 199 충무로역사내

Tel. +82.2.777.0421

www.ohzemidong.co.kr

 

 

 

 

전시 후기 및 전경

 

 

20161020설치

 

_DSC0417.jpg

 


설치는 새해언니가 도와주었다.
 

 

_DSC0418.jpg

 

 

 

 

 

 

 

20161024-20161119 전시 진행

 

 

 

IMG_4768.jpg

 

IMG_4770.jpg

 

 

 

IMG_4764.jpg

 

 

 

 

IMG_4767.jpg

 

 

 

IMG_4765.jpg

 

 

 

IMG_4766.jpg

 

 

 

 

IMG_4769.jpg

 

 

 

20161121 전시 철수

 

 

IMG_5089.jpg

 

 

 

IMG_5091.jpg

 

 

 

의식의 흐름에 따라 간단하게 쓰는 전시에 관한 이야기.

 

 


한 달여 가까이 진행된 전시가 끝났다.
일단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장 내에 텍스트를 최대한 배제하였다.
2015년에 진행된 <살의 단면>과는 반대였다.
살의 단면 때에는 엄청나게 많은 텍스트를 사용했다.
재미는 있었다.(벽에 글씨 쓰는 것이.ㅋㅋ)

그런데 너무 힘이 들어가고,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 쓰인 텍스트 외에도 총 세군데에 텍스트가 더 들어갔었다.
이때 전시된 작업들은 졸업앨범 시리즈와 꿈을 소재로 한 작업, 애니메이션 등이었는데... 너무 욕심이 많았었다.
아주 좋은 경험이었고 재미있었다. 철수하고 원상복구 시키는게 조금 힘들었지만...하하...
이때 나는 내가 하고싶은 말이 무지 많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말재주가 없어서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것인데 앞으로의 전시에서는 이야기들을 조금씩 나누어서 하자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작년과는 완전히 반대로 텍스트를 공간 안에서 최대한 빼버렸다.
캡션도 A4용지에 출력해서 따로 비치해 두었다.
전시 서문은 아예 두지 않았다.
서문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에서 내 전시 자료를 찾아야 한다.ㅎㅎ
그 결과 관람객의 여러 관점을 접할 수 있었다. 흥미로웠다.
이번 전시에서는 귀여운(나에게는 귀여운...ㅋㅋ)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누가 봐도 실제 인물을 보고 그리거나 한 것이 아닌 것들이다.
마치 동화나 만화에 등장할 법한, 허구의 것들처럼 보인다.
우리 사회는 폭력에 대해서 제대로 보지 않으려는 경향이 크다.
없는 일 취급하거나, 축소시키거나, 폭력에 대해 폭로하는 이들이 피해망상에 빠져있다고 종종 생각한다.
심지어 폭력 피해자마저도 그러한 프레임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비슷한 피해를 입은 이가 폭로하면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넌 왜 유난이냐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이러한 현실에 의문이 들었고, 완전히 허구처럼 보이는 이미지로 이것을 표현하였다.
전시 제목은 <입김이 나오지 않는 사람과 풍경들>인데, 작품 중 제목이 <입김이 나오지 않는 여자와 풍경들>인 것이 있다.
거기서 '여자'를 '사람'으로 바꾸어서 전시 제목으로 사용하였다.
이 '입김'의 의미에 대해서 물어보는 이들이 종종 있었다.
의미가 여러가지인데,
입김이라는 것은 숨을 쉬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입김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입김은 인체 외부와 내부의 온도 차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외부의 온도가 낮고 내부는 그에 비해 높을 때 생겨난다.
여기서 조금 더 생각하면 앞서 이야기한, 사회 속에 존재하는 폭력을 축소하려 하거나 없는 취급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나 또한 내가 보고 경험한 것에 대해서 없는 일 마냥 생각했던 적이 있다.
입김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폭력이 만연해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그것에 동화되어 '아무 문제 없다.'라고 생각하는 개개인에 관한 것이다.

 

 

IMG_5093.jpg

 

 

 

 

이번 전시에서 얻은 것 중 가장 귀한 것은 꽉 들어찬 방명록이다.
오!재미동 공간 특성 상 전시 기간동안 많은 방문객이 있었는데,
편지에 가까운 방명록을 많이들 남겨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선우 오빠가 에이루트 인터뷰 영상을 찍어주었다.
시간 관계 상 이야기들을 다 하지 못 해서 아쉽다.
차라리 종이에 써서 읽을걸 그랬다.
좀 횡설수설한 것 같다. 그리고 내 목소리가 너무 낯설다......

 

 

http://www.aroute.co.kr/contents?KIND=POST&USER_NO=161&SEQ_NO=1685

 

 

 

 

 

 

 

 

 

 

-------------전시 서문------------

 


나의 작업은 소서사의 집적물이다. 기억되지 않는 개개인의 이야기들을 재조합한다. 많은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재미있고 아름다운 이야기도 많고 교훈이 될 만한 이야기도 많지만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주로 폭력에 대한 것들이다. 어린 시절에는 집단 따돌림으로 고통 받았고 커가면서 여성이기에 경험하고 목격한 폭력도 있었다.

 

일련의 사건을 경험하며 깨닫게 된 것은 많은 폭력 행위들이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었다.(폭력에 크고 작음을 논하는 것도 사실 웃기는 일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행해지는 일이어서 희생자조차도 그것이 폭력인지 인지하지 못 하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폭력은 전염병처럼 퍼져나가고 대물림 된다.


자신이 희생자임을 알지 못 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폭력에서 오는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온전히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라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외부로부터 온 고통을 자신의 잘못이라고 여기게 되는 것일까. 누군가 어떤 폭력을 당하게 되고 피해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순간부터 모든 초점이 피해자의 과실에 맞추어진다. 이런 현상은 피해자가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경우에 주로 일어난다. 희생자는 순식간에 다른 이의 말 한마디에 징벌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그에 반하여 가해자는 다른 누군가가 만들어 준, 또는 자기 스스로 만들어낸 '폭력 행위를 할 수밖에 없었던 그럴듯한 이유' 속에 보호 받는다. 이런 일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나는 이 부조리함에 분노와 무력감을 느낌과 동시에 변화를 일으키는 데에 어떤 방식으로든 힘을 보태고 싶어졌다. 이번 전시 '입김이 나오지 않는 사람과 풍경들'은 어떠한 부조리한 사건들의 집합체이며, 나는 피해자이자 관찰자이자 폭로자이다.